칼륨은 심장근육에 이온 형태로 존재하며 전기신호를 만들어 내는 미네랄 성분 중 하나다. 이 전기신호를 이용해 심장은 쉬지 않고 뛴다.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거나 너무 천천히 뛰는 부정맥이 언급될 때마다 칼륨이 거론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면 칼륨이 체내에 충분하면 부정맥은 예방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칼륨이 많은 음식만 많이 먹으면 부정맥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부정맥과 관련해 적어도 탈이고, 많아도 탈인 것이 바로 칼륨이다. 칼륨은 세포내액 중 가장 많이 존재하는 양이온으로, 세포외액의 나트륨 이온과 함께 세포의 삼투압과 수분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세포막에는 이온 펌프가 있으며, 이들 펌프는 ATP를 사용해 칼륨을 세포 안쪽으로 보내기 위해 나트륨을 세포 밖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펌핑’에 쓰이는 에너지의 양만 해도 안정을 취할 때 기초대사를 통해 생성되는 에너지의 20∼40%를 차지한다. 그리고 이처럼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칼륨과 나트륨이 균형을 이루려는 움직임이 근육의 수축과 이완 등에 영향을 미친다.

즉 심장의 전기신호 발생 기관에도 칼륨 이온이 필요하지만 심장근육 자체의 규칙적인 움직임을 위해서도 역시 중요한 것이 칼륨이다. 그래서 칼륨이 체내에 적은 저칼륨혈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부정맥이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는 빈맥이 발생하는 것이다.

칼륨 결핍은 부정맥 외에 피곤, 근육 위축, 근육 경련, 장 마비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스포츠음료들이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도 격렬한 운동 후에 심장박동 수치가 높아진 심장근육에 안정을 주기 위한 배려다.

그럼에도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여전히 한국인의 칼륨 섭취량은 권장 섭취 기준 대비 13.5%가 부족한 실정이다. 성인 남녀의 칼륨 충분섭취량은 4.7g/일이다.

또 칼륨은 정상 혈압 유지에도 큰 작용을 하는데 이는 칼륨이 지나치게 몸에 흡수된 나트륨을 배출해 주는 촉매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칼륨은 짠 음식을 많이 먹는 한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로 꼽히기도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칼륨 결핍 현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식이요법으로 각종 항산화 성분과 함께 칼륨이 풍부한 오이(312㎎/100g)나 방울토마토(183㎎), 호박(123㎎) 등을 많이 섭취할 것을 권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인체에 칼륨이 지나치게 많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일반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넘치는 칼륨은 신장이 알아서 모두 몸밖으로 배출해 준다. 건강한 성인의 칼륨 흡수율은 85%며, 흡수되지 않은 칼륨은 대변을 통해 배설된다. 특히 인체 메커니즘상 혈중 칼륨이 증가하면 부신피질에서 호르몬인 알도스테론 분비를 자극해 칼륨 배설을 늘리도록 몸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신장에 질환 등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칼륨이 잘 배설되지 않아 핏속의 칼륨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일이 발생한다. 고칼륨혈증이다. 칼륨의 체내 총량은 성인의 경우 150g이다. 특히 근육세포에 많다.

칼륨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혈압을 낮춰 주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칼륨이 지나치게 많으면 혈압이 너무 떨어지고 맥이 느려지며 심장도 천천히 뛰는 ‘서맥’ 현상을 보여 아예 멈추는 일까지 생긴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 외에도 감각 이상, 반사신경 저하, 이완성 마비, 호흡 부전 등의 증세가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서맥 역시 부정맥의 한 현상이다.

따라서 신부전 환자는 칼륨 섭취에 극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장에서 칼륨이 소화된 후 고칼륨혈증에 의해 골격근이나 간 조직들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면 다량의 칼륨이 포함된 식사만으로도 혈중 칼륨 농도를 치사 위험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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